전체 글 (186)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로우가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이 집을 갖기 전에 소유해본 유일한 집은 보트를 제외하면, 이따금 여름에 여행 할 때 사용하던 텐트 하나뿐이었다. 이 텐트는 돌돌 말려 지금은 다락에 처박혀 있다... 그처럼 가벼운 겉 옷만을 걸친 이 집의 뼈대는 내 주위에 형성된 하나의 결정체 같은 것이었고 집을 지은 사람인 나에게 반응을 했다...나는 구태여 바람을 쐬기 위해 밖에 나갈 필요가 없었다. 집 안의 공기가 조금도 그 신선함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 안에 있었다기보다는 차라리 문 뒤에 앉아있었다고 하는 표현이 옳을 것인데, 그것은 비가 몹시 오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브런치에서 구독하는 몬스테라님이 추천하셨던 책이라 읽기 시작했지만 아직 중간도 읽지 못해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 할 단계는 아니다... 안 좋은게 좋아진 순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내 눈 앞에 자리 잡은 안경은 신체의 일부가 되어서 그 자리에 잘 있어줄때는 불편함이 없지만 벗어둔 안경이 보이지 않을 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다.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때는 누군가를 불러야 할 정도로.. 그런데 정말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눈이 나쁜것이 이렇게 좋은 일이었나 싶은 순간을 맞았다. 때마다 다가오는 날들을 기념하는 일과 거리가 먼 나이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올때마다 트리를 만들자는 큰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몇 해 전 장만한 트리는 벌써 다리가 다 부러졌다. 그리고 자기 의지가 더욱 강해진 막둥이의 손에서 최대한 멀리 설치해야 하는 이유가 더해져 트리는 공중으로 들려졌다. 동네 전파사에서 사온 전구까지 둘러서.. 세수하고 안경을 벗은 채로 나와 우연히 마주하게 된 불.. 말의 무게. 카톡으로 내가 먼저 말을 거는 일은 많지 않다. 필요한 용무가 있을때나 관성을 깰 만큼 중요한 상황이 아니면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연락이 오는 일도 많지 않다. 괜시리 외로울 때도 있다. 이 글을 시작한 이유는 나는 연락을 안하면서도 나한테 연락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어서이다. 최근에 정말 가슴아프고 무섭기도 하고 슬픈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냥 언젠가는 말하고 싶었다는 이야기, 지금은 아무한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지만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을 안다. 눈물로 지새울 어두움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 긴 대화가 끝나고 다음 날, 또 그 다음날 나는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하고 있다... 산책 20.12.1 잠자리에는 텐트를 쳤고 방안에서는 패딩을 입어야 하는 영락없는 겨울이지만 햇빛이 비추는 곳만은 봄이 부럽지 않은 따스한 이 길. 신난 막내를 따라 가다보면 동네구경, 사람구경, 너무나 익숙하지만 내 것은 아닌 풍경들. 그래서 인지 매일 보면서도 매일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집을 나설 때. 집을 나가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바닥에는 막내 장난감이 돌아다니고 책상 위에는 아이들 책이며 공책이 잔뜩 쌓여있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애들 옷은 주워 올리고 걸어도 다시 그 자리에 놓여져 있다. 애들 한테 열심히 잔소리하는 엄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혼자 부지런히 치우는 엄마도 아니라 다섯이 함께 사는 우리집은 아마도 늘 이 정도 수준일 것이다. 나처럼 말씀하시는 분이 있어도 막상 집에 가보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집이 깨끗하다는 기준이 높으신 분들이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우리 집은 뭔가를 놓아둘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빠짐없이 뭐든 놓여져있다. 잠깐 치워두면 또 다른 무엇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지난주에 이곳에서 ㅅㅇ하시던 ㅅㄱㅅ님께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셨.. 스윗~ 포테이토 나는 구황작물인 감자,고구마를 좋아한다. 어제 남편이 아들을 데리러 아들친구네 집에 다녀오더니 휴지에 돌돌말린 이 고구마를 건네주었다. 드시라고 한 고구마를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와서 나를 주었다. 이거 아주 단 고구마래. 하며. 여기서는 가끔 맛있는 고구마를 만날때도 있지만 대부분 감자비슷한 하얀고구마이다. 한 입 베어물고야 사진을 찍은 이 고구마는 정말 달았다. 고구마 자체도 달고 주머니에 넣어온 그 마음도 달았다. 구황작물이라는 단어를 쓰고 사전을 찾아보니 가뭄이나 장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좋지 않은 땅에서도 잘 자라서 흉년으로 기근이 심할 때 주식으로 사용할 수 있단다. 구황작물 먹고 구황작물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엄마한테 아프다고 말하기. 엄마는 엄마의 엄마가 걱정할까봐 늘 아무말도 안하셨다. 엄마가 걱정하는게 미안해서 엄마를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래서 늘 말안했다고 하셨다. 허리가 아프고 골반이 내려앉는 거 같다. 뼈마디마디 하다못해 손가락뼈마디까지 아프다. 몸에 기운이, 온기가전부 빠져나가버린듯이 몸뚱이가 차다. 손을 비벼도 따스함이 생기지 않는다. 어두운 밤 서러운 마음이 올라온다. 벌써 삼일이 넘었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다 나으면 전화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밤에 내 마음에 울리는 소리가 전화해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눈 뜨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해서 아프다고 했다. 멀리있는 딸이 아프다고 할 때 엄마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좀 더 나이가 들면 하던지... 이럴때 멀리있어 어쩌냐는 엄마의 위로를 그냥 받고 16년만에 처음으로 엄마앞에서 울었.. 세 번째 썼는데 날라갔다. 중간고사로 정신이 없지마는 쓰고 싶은 얘기가 있어 왔는데 세번을 쓰고 중간저장을 눌렀는데도 왜인지 다 날아가 버렸다. 아무리 불러와도 제목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최적화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 종종 이런 일이 있다. 노트북은 아이들 차지가 되어버려 쓰고 싶을 때 쓰기가 어렵고..세번이나 날라가는 걸 보니 쓰지 말아야 하나 싶어 소심하게 접고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한다...ㅜㅜ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