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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잡아주는 당신_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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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치유한다] 서론 - 자기 인식 우리가 일평생 감기를 앓고 낫기를 반복하듯이, 신경계를 기반으로 감각하고 욕구하고 생각하는 인간은 모두 가볍거나 심각하게, 길거나 짧게 신경증을 앓고 낫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P23 신경증에 대한 거리감은 사회적으로 좁혀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나의 신경증’은 비밀에 붙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쿨하게 인정하고 시작하자며 감기에 빗대어 준다. 맞다. 짧고 길게, 심각하거나 가볍게 신경증은 감기와 같다는 사실이 맞다. 책을 읽으며 신경증 이거 너무 친근한데 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내면에서 죄어오는 압박에 너무 시달리는 사람은 진실한 나와 멀어질 수 있다. 이렇게 진실한 나를 잃은 사람은 양심이나 이성에 따른 내부 명령에 얽매여서, 절대 완벽한 존재가 되려고 모든 기력을 써 버리기 쉽다. P2..
끊어진 관계 다시 잇기- 래리 크랩 오래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책이었다. 몇 번을 꺼내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끝까지 읽은 기억이 없다. 언니의 소개로 다시 꺼내들었다. 중년에 맞딱드린 인생의 위기를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주해내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상처받은 사람한테 우리가 취하는 행동은 대개 물러서거나(retreat) 혼내거나(reprove) 딴 데 맡기는(refer) 것이다.’ p65 이 세가지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상처를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러서는 사람을 보면 서글프고 혼내는 사람을 마주하면 분노가 일어나고 다른데 맡겨버리려 하면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떠했나? 무엇보다 혼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쓰려 했는데 아이들 얼굴이 떠오른다. 어쩌면 혼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상처..
수치심 - 커트 톰슨[중년에 꼭 만나야 할] 이렇게 읽기 어려운 책이 있었을까? 스무 번 쯤 읽고 나니 드디어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읽지 않고는 읽어지지 않는 중년에는 꼭 만나야 할 수치심이다. 실은 책의 모든 부분을 옮겨 적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으니 한 구절만 뽑자고 마음을 다잡고 다 잡아서 결국 찾아냈다. 수 많은 구절을 적었다가 다 지우고 하나만 남겼다. '인간을 규정짓는 관계적 모티브는 우리가 가능한 한 열심히, 혹은 적어도 지금 하는 것보다는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 혹은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옳음에 관한 것도 아니고 권력의 획득에 관한 것도 아니다. 이 각각의 모티브(그리고 그와 비슷한 다른 비전들)는 수치심의 불안의 계략에 빠져든..
주님, 나이 드는 것도 좋군요 -베르나데트 맥카버 스나이더 콧물과 재채기로 띵한 머리와 피곤함으로 일어나 커튼을 여니 하늘이 딱 내 몸이다. 비를 가득 머금어 무거운 회색이다. 꼭 짜서 쨍한 햇빛에 널고 싶은 젖은 솜이불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감기로도 색을 잃어버리는 약한 내가 늙어가는 길에 어떤 용기로 설 수 있을까. "그러나 저희 집에 있는 물건은 도무지 자기 '자리'를 모르는 것 같아요." 나 같아서 친근하게 느껴진다. 주차장에서 정신차리라고 소리지른 그 젊은 여자에게 이 책을 한 권 선물하면 어떨까. 거기에서 시작된 책일 거 같은 느낌에. "그래요. 주님. 오늘은 자기 연민이라는 구덩이에 빠졌어요. 게다가 너무 게을러서 빠져나오는 길을 파내지 못하고 있어요. 물론 상황을 바꾸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아요. 어쩌면 저보다 더 외로워하는 ..
헝거 - 록산 게이 '나는 여기에 내 심장을 펼쳐 보였고 여기에 그 심장이 남긴 자국이 남았다. 여기에서 당신에게 나의 강렬한 허기의 진실을 펼쳐 보였다. 마침내 여기에 연약하고 상처 받고 지독하게 인간적인 나를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그리고 자유가 주는 해방감을 한껏 즐기고 있다. 바로 여기에 내가 무엇에 허기졌는지, 그리고 내 진실이 나로 하여금 무엇을 창조하게 했는지가 있다.' - p339 12살 작은 여자 아이의 비포와 애프터는 비극적이다. 남자친구라고 생각했던 가해자와 그 무리들에게 당한 성폭행으로 인해 어린아이의 세상은 끝이 났고 그 일을 비밀로 끌어안는 순간부터 빠지기 시작한 늪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만 남아버렸다. 그 발버둥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모범생으로 사는 것으로 시작해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기..
슬픔을 쓰는 일 - 정신실 '너만 겪는 일도 아닌데 유난 떨지 마라' 유산을 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 밖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이다. 기혼 여성만의 일이기도 했지만 얘기하다 보면 또 그렇게 희소성이 높은 일도 아니기에 공감을 얻기란 더욱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 셋이나 키우고 있잖아." 이제 그만 좀 하라는 말은 위로인 척 책망을 곁들여 던져진다. 그 시선을 받아들이니 나도 내편을 들어 줄 수 없게 되었다. ' 일어난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사건이 남긴 심리적 외상은 '나 여기 있소'를 끝없이 외친다. 그 외침에 반응해야 한다. 애도가 필요하다. 모든 상실은 애도해야 떠나보낼 수 있다. 남이 잊으라고 해서 그냥 잊혔다면 그것은 잊은 것이 아니다. 반드시 ' 나 여기 있소!' 하고 돌아온다...애도하지 못한 과거는 반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