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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쓰러질 것 같지만 쓰러지지 않고죽을 거 같지만 죽지 않는 병을 앓고 있는 중이다. 몸의 갑질을 받는 중이다. 그동안 소리 없이 따라오던 몸이 앓으면 앓는대로 군말 없던 몸이더는 안된다고 한다. 몸이 덜덜 떨리고 모든 피가 아래로 쏠리고눈꺼풀을 올릴 힘이 없고온 몸이 휘청거린다. 죽음의 문턱이라고 느낀 순간누워있던 자리를 옮겼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자리를 옮기니 정신이 들었다. 죽음 앞에 터져나오는 것은 회개의 기도였다. 살아야겠었나 보다.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비척거리는 몸을 이끌고 나온 에너지가 삶을 향했나보다. 무엇을 회개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중얼거렸던 거 같다. 순간. 자녀의 손을 잡고 가다 더러운 웅덩이에 아이의 발이 빠졌으면 너는..
나만 이상한.... 일 년 만에 만난 아들은 많이 컸고 단단해졌고 자기로 잘 살아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감사할 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 일 년이라는 시간을 혼자 둔 것이 미안하고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에 함께 있어주지 못해 슬프다. 만나기 힘든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손잡아 주지 못해서. 별일없이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집에서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없어서.일어나라고 깨우고 눈 맞추며 잘 잤냐고 물어보지 못해서. 아이 돌아오는 길에 나가서 만나 아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사주며 종알거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서. 이 모든 것이 상실이다. 나도 안다. 결국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독립이라는 것을. 그 선물을 주기 위해 나는 혼자가 된다.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를 붙잡고 울 수 없고 공감하지 ..
불안의 얼굴 남편이 비자여행을 가서 운전을 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사이드 미러를 깨먹은지 얼마 안되었는데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다가 사고가 났다. 늘 어렵게 생각하는 U턴을 지나 좌회전을 하는데 뒤에서 무엇가가 차에 부딪쳐 쿵소리가 났다. 동시에 뒤에 타고 있던 딸이 소리를 질렀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안전벨트를 잘하고 있는 딸인데 기억을 못하고 그냥 딸이 어디를 부딪쳐 나는 소리라고 본능이 움직인거 같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보는 순간 앞에 차 범퍼가 눈 앞으로 다가오고 내가 보고 멈추고 있지만 밀고 들어갔다. 길옆에 주차된 차였다. 뒤로 빼려다 더 위험한 순간을 겪었다. 멈추고 아이들에게 학교로 걸어가라고 했다. 학교가 보이는 길이었다. 아이들이 떠나고 부탁할 수 있..
이사를 했다. 이곳에 온 후 지내는 곳이 다섯 번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 여기. 그곳에서 지내던 어느 날. 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대답은 그저 생존을 위한 또는 어느 날을 위해 쌓여진 물건들의 창고였다. 나의 무의식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도 했었던 거 같다. 나의 의식도 그것을 지지했던 것 같다. 그냥 이렇게 사는거다. 그러면서 집을 정리해주거나 정리정돈 방법을 알려주는 너튜브를 보며 설거지를 했다. 새로운 곳으로 향하게 되면서 남편에게 단언하듯 말했다. "나 이제 더 이상은 이렇게 안살아." 남편의 반응과 상관없이 나에게 이 집을 주셨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주어졌다. 그냥 정말 편하게 모든 것을 쓰라는 말만 남겨졌다. 꿈에 바라던 식탁과 가구들, 깨끗이 정돈된 주방 살림살이에 모든 것..
가난에 대한 자긍심은 집착?! 가난하다는 게 부끄럽지 않은 직업이다. 가난하면 칭찬도 받고 아주 가끔은 도움도 받는다. 구멍난 신발을 사진으로 찍었던 적이 있다. 부끄러워야 하는데 자긍심도 생기는 이상한 마음이었다. 그게 집착의 모습을 갖추었나 보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좋은 것을 사서 오래쓰자 마음먹어도 좋은 것은 사지 못한다. 좋은 것들은 누가 준 것이다. 짐을 싸서 멀리 오는데 선택된 것들은 대부분 누가 준 것이었다. 디아도코스가 말하길 "자신에게 속하지 않음"이 하나님 안에 있는 우리의 정체성이며 진정한 본질이다.나에게 속하지 않기 위해 나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내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있다. 나를 아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손을 따뜻하게 잡고 계신 주님을 만난다. 그 분의 손을 잡고 가는 길에서..
비밀.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주제가 나왔다. 연애인들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서도 상대의 큰 일을 뉴스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근데 꼭 무슨 일이 생기면 A씨의 지인이 말하기를.. 하는 뉴스가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그러니 큰 일이 나고 나면 관계가 얼마나 힘들까. 나는 남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힘이 들지 않다. 그런데 나에게 있을 일들을 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만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락을 하지 않아 뜸하게 된다. 뭔가에 자꾸 거리감이 생기고. 나의 이 상황을 말하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중에 알게 되고는 당신과 나는 그 정도 거리구나 할 거 같아 불안하다. 알릴 수 없는 상황을 일일히 변명하자니 어린아이같다. 결국 버림받을까 두려운 아이의 마음..
너도 아름답다.. 저녁늦게 가는 산을 막내가 좋아한다. 막내를 데리고 그 산에 도착해 나무들 사이에 둘러쌓이면 기도가 나온다. 기도가 필요한 마음과 함께 하게 된다. 어제 저녁도 어스름해 질 때까지 산에 있었다. 나뭇잎들의 초록이 감춰지고 전체로 다가온다. 그 와중에도 나뭇잎들이 살아있는 나무가 보였다. 잎이 많이 떨어져서 나뭇잎들이 나무가 되지 못하고 나뭇잎으로 남아있다. 너는 너대로 참 아름답다.
갑자기 무지성 돌격! 짐 싸는 능력이 부족한 나는 수련회에 헤어 드라이기를 챙겨오지 못했다. 첫 날에 젖은 머리로 다니는 막내와 헤어 드라이기 빌리러 다른 방에 가겠다는 첫째를 통해 알았다. 엄마가 헤어 드라이기를 안 가져와 젖은 머리로 다녀야 하는 아이들이 되었다는 것을.. 이튿날에도 수영을 했다. 다들 머리를 말렸는데 막내만 젖은 머리다. 감기 걸릴까 걱정도 되고 나의 실수가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헤어 드라이기를 빌려야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직업탐험을 하러갔다. 우리 조 아이들 여덟 명과 두 분 선생님들과 함께 열 명이 프로그램이 준비된 방으로 갔다. 문을 열자마자 헤어 드라이기가 보였다. 그 순간 바로 저 이것 좀 빌려주시면 안 돼요? 라고 했다. 프로그램을 돕기 위해 서 계시던 청년 선생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