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말의 무게.



카톡으로 내가 먼저 말을 거는 일은 많지 않다. 필요한 용무가 있을때나 관성을 깰 만큼 중요한 상황이 아니면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연락이 오는 일도 많지 않다. 괜시리 외로울 때도 있다. 이 글을 시작한 이유는 나는 연락을 안하면서도 나한테 연락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지 말하고 싶어서이다.


최근에 정말 가슴아프고 무섭기도 하고 슬픈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냥 언젠가는 말하고 싶었다는 이야기, 지금은 아무한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지만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을 안다. 눈물로 지새울 어두움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


긴 대화가 끝나고 다음 날, 또 그 다음날 나는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하고 있다. 그 무거움이 너무 무거워서. 내 어떤 말이 그 무게에 깃털의 무게라도 더하게 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안부를 묻늗 것도 조심스럽다. 겨우 버티고 있는 이를 위로의 말로 터트리게 될까봐. 이 멀리서 가서 안아줄 수도 없어서. 아니 내가 가서 안아줄 수 없기에 나에게 이야기 한 지도 모르겠다.


나의 하소연이다. 연락을 하지도 못하고 안하고 있으면서 괴로운 나의 넋두리이다. 나에게는 글이 있어서 이렇게라도 꺼내 놓을 수 있는데 제발 어떻게라도 다 밖으로 내놓으라던 내 말을 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수 밖에. 지금은 그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코로나 상황을 살며 일상 안부를 묻는 일에도 소심해진다. 지금은 너도나도 무거운데 안부의 말이 한숨을 더할까. 미뤄둔 말이 너무 많다. 나에게만 유독 이렇게 무거운 걸까. 한마디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