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3)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밀.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주제가 나왔다. 연애인들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서도 상대의 큰 일을 뉴스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근데 꼭 무슨 일이 생기면 A씨의 지인이 말하기를.. 하는 뉴스가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그러니 큰 일이 나고 나면 관계가 얼마나 힘들까. 나는 남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힘이 들지 않다. 그런데 나에게 있을 일들을 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만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락을 하지 않아 뜸하게 된다. 뭔가에 자꾸 거리감이 생기고. 나의 이 상황을 말하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중에 알게 되고는 당신과 나는 그 정도 거리구나 할 거 같아 불안하다. 알릴 수 없는 상황을 일일히 변명하자니 어린아이같다. 결국 버림받을까 두려운 아이의 마음.. 너도 아름답다.. 저녁늦게 가는 산을 막내가 좋아한다. 막내를 데리고 그 산에 도착해 나무들 사이에 둘러쌓이면 기도가 나온다. 기도가 필요한 마음과 함께 하게 된다. 어제 저녁도 어스름해 질 때까지 산에 있었다. 나뭇잎들의 초록이 감춰지고 전체로 다가온다. 그 와중에도 나뭇잎들이 살아있는 나무가 보였다. 잎이 많이 떨어져서 나뭇잎들이 나무가 되지 못하고 나뭇잎으로 남아있다. 너는 너대로 참 아름답다. 갑자기 무지성 돌격! 짐 싸는 능력이 부족한 나는 수련회에 헤어 드라이기를 챙겨오지 못했다. 첫 날에 젖은 머리로 다니는 막내와 헤어 드라이기 빌리러 다른 방에 가겠다는 첫째를 통해 알았다. 엄마가 헤어 드라이기를 안 가져와 젖은 머리로 다녀야 하는 아이들이 되었다는 것을.. 이튿날에도 수영을 했다. 다들 머리를 말렸는데 막내만 젖은 머리다. 감기 걸릴까 걱정도 되고 나의 실수가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헤어 드라이기를 빌려야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직업탐험을 하러갔다. 우리 조 아이들 여덟 명과 두 분 선생님들과 함께 열 명이 프로그램이 준비된 방으로 갔다. 문을 열자마자 헤어 드라이기가 보였다. 그 순간 바로 저 이것 좀 빌려주시면 안 돼요? 라고 했다. 프로그램을 돕기 위해 서 계시던 청년 선생님께서.. 나를 위한 처방, 너그러움- IVP "전 저를 사랑해 주는 남편도 있고, 저를 아주 좋아하는 예쁜 아이들도 있어요. 그런데 여전히 이 비통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저보다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고 내가 감사해야 한다는 것도 알아요. ... 그래서 어떤 순간에는 이렇게 이기적인 저 자신에게 끔찍하게 화가 나요. 그러다가 곧장 감정의 물결에 휩싸여서 다시 옴짝달싹할 수 없는 느낌이 되죠. 저는 제가 싫어요. 제가 이렇게 약하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요. 그 일들은 30년 전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용서하고 싶고 용서했는데, 제 가슴이 아직도 산산히 부서져요. 왜 그 일이 아직도 저를 힘들게 하는 걸까요? 설명이 필요 없는 너무나 친숙한 고백이다. 왜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하는가? 와 더불어 나는 정말 그것과 이별하기를 원하는가? 하는 질문에.. 산책 어스름해지기 전에 나갔는데 돌아올 때는 어두워져 버렸다. 멀찍이 앞서 걸어가는 두 아들과 어머니가 있다. 장을 보고 오는 길일 것이다. 손에 들린 비닐봉지가 달랑거린다. 엄마 생각이 난다. 장 보러 가는 엄마를 따라나서는 일은 언제나 설렜다. 검소한 엄마는 주전부리를 사주지 않으셨어도 그냥 엄마를 따라나서는 그 시간이 좋았다. 집 근처 시장을 엄마 따라 한 바퀴 돈다. 그때는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지금은 비 맞을까 지붕으로 덮인 시장은 하늘이 안 보여 전보다 별로다. 엄마는 지금도 그 시장에 간다. 어떤 가게 아줌마하고는 아직도 인사를 하신다. 엄마가 걸어 다니는 그 시장을 우리 아이들도 좋아한다. 시장에 가게들이 변했듯이 엄마도 변했다. 그 젊었던 엄마가 할머니가 되었다. 시장은 엄마와 함께인데 나는.. 생일 축하해!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귀요미 둘이 인사를 한다. 한 손에 사탕봉지가 들려있다. 생일인거다. 여기 아이들은 생일날 사탕을 사 가지고 학교에 와서 친구들이며 선생님들께 나눠준다. 뿌듯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두 개나 꺼내주고 간다. 생일 축하한다! 너무 많이 축하해! 니가 태어나서 우리가 만나고 내가 이렇게 사탕을 받는구나! 고마워. 정말 고마워! 앞으로의 너의 모든 날을 축복해! 사탕 나눠주는 일이 바쁜지 얼른 돌아 나가서 사진도 못 찍었다. 가진 것이 많아야만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천사가 주고 간 사탕 두 개를 남겨본다. 이별을 고하는 고통. 그 해 겨울 남편이 안식년에 공부를 하기로 결정한다. 결정된 일을 말하기까지 마음이 죄인이다. 일 년동안 떠나야 한다는 말을 해야 해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있는다. 이 곳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단다. 외국인들은 언젠가 떠난다고. 그렇지만 일 년 후엔 돌아오는데. 우리는 꼭 돌아올건데. 네팔 엄마. 그래 나에게도 네팔엄마가 있었다. 내가 부른 것이 아니라 자기가 나보고 내가 너의 네팔 엄마라고 했다. 물론 나는 엄마라 부르지 않았다.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고모라고 불렀다. 아침 일찍 집에 와 차를 마시고 가고. 내 서툰 네팔어를 고쳐주며 잘한다고 칭찬해 주었다. 미루고 미루다 이야기를 꺼낸 날이었다. 여느 때 처럼 둥그렇게 모여 앉는데. 누군가 그랬다. 우리를 부르고 기다리자고. 나.. 씨부리며 씨 뿌리는 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정산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감정도 그 대상이었다. 그 와중에 내 마음은 또 나를 피해자의 자리에 세워 두었다. '씨 뿌리는 중이었다.' 는 것을 깨달았다. 돌려 받아야 할 것도 아니고 대신 갚아야 하는 것도 아닌 씨가 뿌려지는 중이었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것을 적어내려가다가 오타가 났다. 씨부리는 자. 고운 마음으로 축복의 말을 더해 기도하며 뿌리는 씨도. 모난 마음으로 짜증을 내며 마지 못해 뿌리는 씨도. 일단 뿌려지고 나면 내 손을 떠난 것이다.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뿌리고 싶지만 늘상 그렇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시126:5-6]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