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주제가 나왔다. 연애인들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서도 상대의 큰 일을 뉴스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근데 꼭 무슨 일이 생기면 A씨의 지인이 말하기를.. 하는 뉴스가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그러니 큰 일이 나고 나면 관계가 얼마나 힘들까.
나는 남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힘이 들지 않다. 그런데 나에게 있을 일들을 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만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락을 하지 않아 뜸하게 된다. 뭔가에 자꾸 거리감이 생기고. 나의 이 상황을 말하지 못한 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중에 알게 되고는 당신과 나는 그 정도 거리구나 할 거 같아 불안하다. 알릴 수 없는 상황을 일일히 변명하자니 어린아이같다.
결국 버림받을까 두려운 아이의 마음까지 돌아가고야 만다. 어쩔 수 없이 거기까지 가고 만다. 그렇다고 말하지 못해도 이해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도 없는데 말이다. 결국 내 불안이다. 근데 정말 그래서 깨어진 관계들이 있기에 이 불안이 망상인것 만도 아니다.
소중한 관계를 위해 소중한 관계가 희생이 된다.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이런 것을 받아들이는 것인가. 어렸을 때 너무나 따르던 전도사님, 목사님 가정의 사임소식을 교회 주보로 보게 되는 일이 종종있었다. 미리 소문을 들어도 겨우 1~2주 전이었다. 많이 울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지만 크면서 이해했다. 떠나시는 분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을.
떠나야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남아서 그 일들을 마저 감당해야 하는 이들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떠나주어야 한다. 나의 이별이 뒤로 밀린다. 나의 슬픔이 뒤로 숨겨진다. 이별을 말하지 못하고 떠나야한다. 배신감도 느끼겠지. 내가 울었던 것처럼 우는 아이들도 있겠지. 너무 마음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비밀로 여기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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