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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잡아주는 당신_ 책

끊어진 관계 다시 잇기- 래리 크랩


오래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책이었다. 몇 번을 꺼내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끝까지 읽은 기억이 없다. 언니의 소개로 다시 꺼내들었다. 중년에 맞딱드린 인생의 위기를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주해내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상처받은 사람한테 우리가 취하는 행동은 대개 물러서거나(retreat) 혼내거나(reprove) 딴 데 맡기는(refer) 것이다.’ p65

이 세가지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상처를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러서는 사람을 보면 서글프고 혼내는 사람을 마주하면 분노가 일어나고 다른데 맡겨버리려 하면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어떠했나? 무엇보다 혼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쓰려 했는데 아이들 얼굴이 떠오른다. 어쩌면 혼을 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상처는 주로 남편과 이야기한다. 남편은 물러서는 일은 없고 혼내지도 않고 다른데 맡기지도 않는다. “너는 참 니가 중요해” , “그 사람은(나는) 그 말을 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나는 폭팔한다. 어쩔 때는 듣기 싫어서 남편에게 다시는 이야기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내가 그 속에서 나오고 나면 남편의 말이 대부분 맞다. 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나만 피해자가 되고 상대방은 가해자일 뿐이지만 내 눈이 열리면 맥락이라는 것이 생기고 그 안에서 충분히 용납도 용서도 가능해지며 때로는 그 조차도 필요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내 안에 정말 대단한 것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갖는 희망, 내 안에 생명이 있음을 믿는 믿음으로 차서 와달라. 그래서 그 사람 눈빛에서 나는 지금 겪는 문제 이상의 존재이며 그 선이 솟구쳐 나올 수 있다는 확신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선이 너무나 많은 악에 묻혀 보이지 않을 때 이를 아파하면서도 하나님의 은총만 입으면 언제라도 풀려 나올 수 있는 선이 내 안에 있음을 믿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 p 105

우리의 보배는 질그릇에 담겨져 있다.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다. 나는 공감하지만 남편은 공감할 수 없는 일도 있다. 설사 내가 공감하지 않아도 남들은 알 수 없을 때가 많은데 남편이 공감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남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나름 대답한다고 하는데 상대의 방향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그 말에 밤을 설쳤다.

남편은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간다. 나는 그 길을 응원한다. 그렇게 남편과 결속하기로 한다. 이것이 앞으로 나의 대답이 되어질 것이다. 질그릇 너머에 보배를 보는 사람을 만나면 치유가 일어난다. 그런 눈을 가진 가진 사람이 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