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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엄마다.

시간이 다가온다.


기침을 하며 등교준비를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며 학교 갈 수 있겠냐고 물었다. 가겠다며 길을 나선다. 애들 방 창 밖으로 골목길로 걸어가는 아들을 본다.


어디서도 눈에 뜨일 만큼 키가 커버린 아들. 이제 내년이면 엄마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본다.


두 마음이 서로 다툰다. '혼자 살아갈 준비를 더 철저히 시켜야지.' 와 '앞으로 혼자 이겨낼 시간을 지탱하게 더 많이 안아줘야지.' 로 나뉘어서 말이다.


'눈 감으면 코 배어간다.'는 말은 타향으로 떠나는 자녀들의 안전을 바라던 어머니의 당부였을 것이다. 누구보다 내 마음이 그렇다.


겁을 주어 보내고 싶지 않다. 이미 겁이 많은 아이다. 경계심도 나 못지 않다. 걱정하는 엄마, 염려하는 엄마로 남겨지고 싶지 않다. 믿어주는 엄마, 응원하는 엄마로 아이의 마음에 힘을 주고 싶다.

우리가 자기를 대하는 방법이 곧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이다.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처음부터 자기한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다. 우리를 벌하는 사람은 자기가 그러는 줄도 모르면서 오랜 세월 자기를 벌해 온 사람이다.

Yes And..., 리차드 로어


결국 나는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야 한다. 내 아들에게 멀리 있지만 믿어주고 응원하는 엄마로 가까이 있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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