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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엄마다.

안아줘요 빨리요!


막내는 내 옆에서 붙어서 잔다. 선잠이 깨면 내가 있는지 확인한다. 어제도 자는 중에 두어 번 엄마를 부르며 왔다. 잠결에 엄마가 빨리 찾아지지 않는지 팔을 휘저으며 "안아줘요 빨리요!" 를 외치는 딸을 꼭 안아줬다. 그제서야 다시 자는 딸을 보며 여러 마음이 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안아줘요. 안아줘요.” 하고 안겨 있다가 갔다. 딸에게 ‘안아줘요’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는 안아주지 않으면 화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맡겨 둔 것처럼 마땅히 요구하는 것이고 빨리 안아주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은 일이다. 하던 일을 내려 놓고 안아주면 머리를 파 묻고 다리를 접고 꼭 안긴다. 그렇게 잠깐이지만 폭 안겨서 충전하고 간다. 확인하고 간다.

존재이다. 몸이다. 사랑이다. 아이가 확인하고 가는 것은 엄마다. 신뢰하고 사랑하는 나보다 큰 존재에게 꽉 안기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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