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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가 흐르게 하며

빨래를 개며



널 때는 축축하게 젖어있더니
어느새 바싹 말라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구나

하나씩 걷어내 바구니에 담아 가지고
서랍장 앞에 서서 개어 넣는데

니 생각이 나

너도 거기서 빨래를 개어야 하겠지

빨래를 걷으며 속울음을 삼키고
아이들 양말을 개며 몰래 눈물 훔치고

빨래를 개어 넣듯
슬픔을 개어 넣어야 하겠지

마르지 않은 마음을
젖은 채로 개어 넣어야 하겠지

우리 만나 실컷 울고
햇살아래 마음 말릴 날이 오기는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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