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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이 된 딸아이는 눈을 가리면 다른 사람도 자기를 못 보는 줄 안다. 그러니 숨기가 얼마나 편할까. 어디든 있는 곳에서 눈만 가린다.
나이를 먹고 몸이 커지면 눈이 아니라 마음을 가린다. 감정은 흘러가는 것이고 흘러 오는 것이어도 그 원인을 찾으려는 눈초리에는 눈을 가리는 법부터 배운다. 저런 조막막한 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으로 말이다. 눈을 들키면 마음을 숨길 수 없기에.
그런데 다섯살 아이처럼 나도 몰랐던 것 같다. 그것도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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