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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가 흐르게 하며

씨부리며 씨 뿌리는 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이런저런 정산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감정도 그 대상이었다. 그 와중에 내 마음은 또 나를 피해자의 자리에 세워 두었다.

'씨 뿌리는 중이었다.' 는 것을 깨달았다. 돌려 받아야 할 것도 아니고 대신  갚아야 하는 것도 아닌 씨가 뿌려지는 중이었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것을 적어내려가다가 오타가 났다.

씨부리는 자.

고운 마음으로 축복의 말을 더해 기도하며 뿌리는 씨도. 모난 마음으로 짜증을 내며 마지 못해 뿌리는 씨도. 일단 뿌려지고 나면 내 손을 떠난 것이다. 이왕이면 좋은 마음으로 뿌리고 싶지만 늘상 그렇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시126:5-6]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속울음을 참으면서 분노에 휘몰아치면서 이 길 위에서 그냥 자빠져 버릴 것 같은 마음으로도 씨를 뿌린다. 기도를 한다. 마음을 나눈다.


울면서 씨를 뿌리는 자에게도 기쁨을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씨부리며(씨불이며) 씨 뿌리는 나에게도 기쁨을 약속하신다는 사실을 씨 뿌리는 중에 발견하였으니 기쁨을 덤으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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