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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가 흐르게 하며

울며 안기다.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 부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임신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첫째 아이 후 겪었던 유산이 떠오른다. 혼자 품었다 혼자 떠나보낸 아이이다. 내 생애 가장 춥고 서러운 기억이다.

하혈을 하며 누워있어 몸을 뒤척이기조차 어려웠다. 첫째는 최대한 멀리 있게 되었다.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았다. 쉬어야 된다는 이유였을까. 울며 안기고 싶었다.

"너 그때 그 아이 낳았으면 큰일났어. 내가 지금 말은 못하지만 다 보여주셔서 나는 다 알어." 라는 말은 나로 그 때 이야기를 더 이상 누구와도 나누지 못하게 했다. 그 때 나는 결심했던 것 같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리라. 아무도 이해해주려 하지 않을테니.

그렇게 나는 하나님과도 멀어졌었다. 약 2년정도의 시간이었을거다. 나는 그 분과 할 말이 없었다. 듣고 싶은 말도 없었다. 혼자 울었다. 온전히 혼자였다.

그때 나를 좀 안아주었더라면 같이 좀 슬퍼해 주었더라면 누구에겐 기억에도 없는 일이 되어버린 그 시간이 조금 덜 아팠을까.

울며 안기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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