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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가 흐르게 하며

다시 여자.


돌 맞을 이야기지만 고양이를 싫어한다. 개도 좋아하지 않는다. 동물적인 것. 본능적인 것. 내가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꿈으로 만난 머리와 꼬리, 껍질만 남겨지고 몸통을 빼앗긴 검은 고양이가 불쌍해 눈물이 났다. 개들이 배가 고파 그랬다니. 그건 변명이 될 수 없다.

고양이는 꿈에서 여성의 에너지라고 한다. 다시 여자. 나는 내가 여자인 것이 싫다. '싫었다'고 쓰고 싶지만 여전히 싫다. 조심해야 해서 싫고 참아야 해서 싫다. 누가 그러라고 하냐. 그러면 안전할 거 라고 내가 붙잡고 있는 목소리가 그렇게 말한다. 지하철에서 부딪친 남자의 '미친년'소리가 그렇게 말한다.

마음은 내가 마주하든 피하든 나를 전복시킬 것이다. 몇 번이고. 나를 집어삼켰다가 뱉어낼 것이다. '여자인 나'로 나를 향한 항해를 시작한다. 두려움과 사랑의 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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