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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가 흐르게 하며

옳다..


열심히 하다가 열심히 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을 미워한 적이 있다.

하라는 것을 열심히 하다가 내 길을 준비하지 못하고 잃어버렸던 적이 있다.

그 열심이 나를 부추긴 것인지 내가 그 열심을 붙잡은 것인지 알 수 없이 미쳐서 돌아갔던 적이 있다.

열심으로 한 일들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

함께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은 적이 있다.

열심으로 인해 질투의 대상이 되어 그 질투심에 희생양이 되었었다.


내가 바보 같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열심히 했는지 후회했다. 그 시간동안 만들어진 나를 부인하며 어디서든 너무 열심히 해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했다. 나를 모른척하고 나에게 손가락질했다. ‘그러니까 뭘 그렇게 열심히 해! 메시아 신드롬 있냐? 너 아니면 안 될 거 같아? 니가 뭐라고? 너 아니어도 세상 잘 돌아가거든!’

열심히 하지 않고 질책을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까. 덜 억울하니까. 등신같이 이용당하고 버림 받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절대로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내 시간을, 들춰내 보고 싶지 않았던 얼룩진 열심에 대해 아니 열심 그 자체에 대해 ”열심히 하는 건 옳다.“ 라는 말을 들었다.

상처에 약이 닿았다. ‘그러면 이런 일이 생길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될 거다. 나는 죽어도 그렇게 못하겠다.’ 며 악을 쓴다. 내 깊은 곳의 나를 자유케 하는 메시지라는 걸 나는 또 알아들었다. 아니 이런 기쁘고 감사한 소식 앞에서 그 소식을 거부하는 게 남이 아닌 나라니. 바로 내가 나에게 걸림돌이 되려고 한다. 남이 아닌 내가 나에게 복된 소식 앞에서 울며 안 듣겠다고 떼를 쓴다. 누군가 심어놓은 목소리, 이거면 내가 다치지 않을 거라고 내가 붙잡은 목소리가 축복의 소식을 거절하려 한다. 알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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