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감기가 심해 며칠을 앓다가 겨우 회복해 수업을 갔다. 여전히 기침을 하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선생님이 교실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업시간. 몇 몇은 일어서 돌아다니고 시장바닥보다 시끄러운 낯설 것도 없는 시간이었는데.
칠판에 붙여두었던 교재를 떼고 가방을 챙겨 교실밖으로 나와 문을 닫았다. 그 문을 마주 바라보고 서 있다.
무슨 마음인가. 다른 선생님 수업 시간도 이렇게 시끄러울까? 내가 아이들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하나? 수업이 재미가 없나? 질문만 꼬리를 문다.
복잡한 마음으로 문을 바라보고 서 있다. 아이들 눈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라 정의하며 마음을 다 잡지만.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나는 이미 실패한 것 같다.
아이들을 참아내는 인내심에서. 즐거운 수업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한 선생님으로. 집중해서 듣고 싶지 못하게 만든 내 탓을 하다보니 수업마치는 종이 친다.
내가 닫은 문 앞에서 서서 그 문을 다시 열 순간을 생각해 본다. 아무렇지 않은 척 열고 들어가야 겠지. 학생을 배제하지 않는 수업.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 억압하지 않은 수업. 그런 수업을 해 나가고 싶은데 나는 아직 부족하다.
내가 닫은 문이 다시 열릴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고 이렇게 기도할 수 있기를. 이 아이들의 몸과 영혼이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평안하기를..
그곳에서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