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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의 나

빨간 옷을 입은 그대


둘째를 데려다주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가 많이 오는 큰 길 앞에서 한 3학년 쯤 되어보이는 오빠랑 1학년 같은 여동생이 손을 잡고 서 있다. 신호등이 없는 길이니 내가 건네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까이 다가갔다.

골목에서 나온 아가씨가 우산 아래로 아이들을 불러 들인다. 천천히 안전하게 아이들을 건네준다. 길을 건넌 후에 아이들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자기 길로 간다. 아가씨도 우산을 쓰고 종종걸음으로 자기 길을 간다.

무심하지만 당연하게 인정을 베푸는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이 사람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음이 복되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큰 오늘 하루의 시작이다.

빨간 옷을 입은 그대의 몸과 영혼이 우리 주 안에서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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