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라 학교가느라 갑자기 유치원생이 되어 버린 막내. 몸은 크지만 성장 속도가 독창적이어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긴장되면 바닥과의 접촉면적을 늘리려 누워버린다는 게 정말이었다. 교실에 들어가지마자 누워 버리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여러갈래로 흩어진다.
엄마 때문에 집에서 놀지 못하고 학교에 온 아이에게 미안하고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불편을 주는 게 미안하다. 내 수업을 시작하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에는 울며 엄마를 찾아오는 막내가 적응을 좀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는 길에 잠든 아이가 짠하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까지는 따라오는 아이가 고맙다. 교실 앞에서 들어가지 않으려는 아이와의 실갱이가 언젠가는 끝날텐데도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한숨은 멈출 줄을 모른다.
비언어적인 표현에 아이는 "엄마.미안해"라고 한다. "괜찮아"가 진심이 되어 아이에게 언어와 비언어가 일치되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세 발자국을 떼어준 아이와 손잡고 함께라서 더디지만 함께라서 오래 갈 수 있는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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