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모서리에 티눈이 있다. 신생아 때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안 자던 둘째를 안고 밤새 좁은 마루를 원을 그리며 돌다가 생겼다.
느껴질때쯤 한 번씩 봐주면 그만인데 최근에 신경쓰여서 빼고 밴드를 붙여두었다. 저녁에 양말을 벗었다. 앞에서 놀던 막내가 고개를 숙이더니 발에다 "후 후" 해준다.
밴드 붙어있다고 아프다고 발에 얼굴을 대고 후 불어준다. '나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정리 하는 사이 눈물은 이미 흘러내렸다.
55개월 한국 나이로 여섯 살. " 물 주게요."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새어나오는 한숨을 삼켰다. 말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니 언젠가는 제대로 할 텐데 그 언젠가가 도대체 언젠가 하며 산을 넘고 있었다.
정상을 등지고 아이를 봐야겠다. 말 시작한 지 이제 7개월 밖에 안 된 아이다. 한창 귀엽게 말하고 있는 아이다. 지금이 지나면 영영 듣지 못할 아가 말을 듣고 있는 중이다. 행복한 시간을 걱정으로 보내고 있었다.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있었는데 실은 사랑받고 있었다. 관심받고 있었다. 위로받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사랑받는 시간이다. "엄마 사와께(사랑해) 너무 행보께" 나한테만 뽀뽀하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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