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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에게 주는 선물.

생애 첫 블로그를 만들 때 이름을 써넣는 창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썼다.

'쓰다 보면 알게 되겠지.'

볼 때마다 너무 마음에 든다. 딱 내 마음이라.. 

무엇을 알게 된다는 것일까. 아니 무엇을 알고 싶다는 것인가.

나에게 묻는다. 

 

 

읽는다는 것은 내겐 휴식과도 같은 것이다.

읽고 있으면 참 좋다. 

말씀을 읽고 책을 읽고 뉴스를 읽고 여러 가지 글을 읽는다. 

큰 아이에게 자주 했던 미안한 말이 " 엄마 책 좀 보자."였다. 

그때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고, 지금은 미안하다. 

낯선 곳에서 처음 해보는 육아에 지쳐 잠시라도 틈이 나면 무언가를 읽으며 쉬고 싶었다.

지금도 막내가 낮잠이 들면 나는 책을 든다. 

 

 

그런데 며칠 전 블로그를 열고 글 쓰기를 시작하고 부터는 막내가 잠이 들면 글을 쓴다. 

실은 글을 쓰는 것도 늘 하던 일이다. 

어릴 때 부터 일기를 썼고,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도 글을 썼다.

이곳에 도착하고 부터도 계속 썼다.

화가 나도 쓰고, 생각나도 쓰고, 깨닫고도 쓰고, 후회도 썼다.

대부분의 글은 나 혼자 보는 글이었다. 

그런 것은 전혀 어렵지가 않다.

 

 

글을 써서 내 놓기.

이게 어려운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글은 나다. 

그래서 어렵다. 

 

 

나는 나에 대해 쓰고 싶지 않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었다. 

미루다 보니 마흔셋이 되었고,

여전히 써서 내놓는 연습이 되어있지 않은 나는 글 앞에서 소심하고, 불안하고, 두렵다.

 

 

당분간은 줄리아 카메론이 '아티스트 웨이'에서 제안했던 모닝 페이지 같은 글이 써지지 않을까 싶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 내가 써야 하는 글을 쓰는 시간이다.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이제는 쓴다.

이것이 내가 내일의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한 편의 글이라도 더 써 본 내가 되게 해 주는 것이다. 

그래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