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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서 받은 선물.




2013년 6월 12일

비어있는 새 집을 보고 오면 여기서 어떻게 살았나 싶고 얼른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버리기는 아깝고 가져가기는 그런 물건들에 대해 판결을 내리느라 정신이 없다. 이사를해놓고 예전집을 정리하러 가보면 이벽 저벽에 해 놓은 아이들의 낙서가 마음을 잡는다. 맞아.. 여기서 이런일이 있었지 애들이 이렇게 놀았지 하는 마음이 들며 다시 이집에 살게 되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텐데 하는 미련이 올라온다. 분주하게 집주인과 인사를 하고 나오지만 말이다. 새집을 정리하며 다짐한다. 하루 하루에 충실하자. '마지막'이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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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 에서 6th로 이사가게 된 건, 그 집에 사시던 지인이 갑자기 다른나라를 가시게 되어서였다. 그 집에 가구며 모든 것을 선물로 주시고 떠나셔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때 빈 집을 보며 이런 글을 적어두었다.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잦은 이사의 후유증인지 지금도 이사 갈 사람 처럼 살고 있다. 언제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아까울 것 없이 살고 있다. 하루를 살더라도 우리 다섯 식구를 품어주는 집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법을 다시 배우고 마지막이 주었던 깨달음을 다시 일깨워보아야겠다. 그래서 다음번 마지막에는 또 다른 지혜를 얻게 되기를 기대해본다.